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수성옥 이야기
글쓴이 : 로맨스그레이     조회 : 1,620     작성일 : 2012-03-05 19:06:44
군용배 밑창에 몸도 마음도 흔들리며 부임한 내 군생활의 첫 부임지 양구
위도상으로 삼팔선 이북인 산골마을이지만 2사단과 21사단 2개사단이
주둔한 소비도시, 좁은 읍내에 다방이 11개,술집은 셀수도 없을 정도였다.

옆에 앉은 아가씨가 히야까시를 하면 얼굴이 붉어지는 신삥소위가 재미있어
나를 데리고 희다방 구석에 앉아 커피를 시키고 소위는 그때까지
커피를 몰라서 우유나 요구루트를 시켜놓고서는 어이!원양,여기와 이총각
옆에 앉아봐하고서는 나를 빤히 들여다보게 하거나 넌지시 손이라도 잡게하면 부끄러워서 어쩔줄 몰라했던 내가 채 일년이라는 세월이 흐르지않아서 한방에서 하숙을 하던 연애선수 지소위가 "어이!허소위,향수다방에 세로 온 김양 아주 삼삼하던데 우리 누가 먼저 꺾나 내기할까"
할 정도로 그방면에 끼를 발휘할 즈음인 76년 1월초였다
12기 사관학교후배가 새로 부임해 오게된것,1년만에 중위진급을 하던
시절이어서 그해 1월1일부로 사단사령부 전입동기 6명을 대표해서
진급신고를 하여 중위가 되었다

후배 전입을 축하하는 환영회가 전동문이 모인 가운데 신병교육대에서
열리고 내가 사회를 보게 되었다(부관병과는 사회전문병과니까;국군의날
행사때도 사회는 부관감이 맡는다)
행사준비를 한다고 영외매점에서 선배들과 이것 저것 먹을것 마실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화려하고 요란한 화장을 한 한 무리의 아가씨들이
깔깔대며 우리 앞을 지나고 있었다.

다방아가씨만 친하였지 술집아가씨는 아직 친하여보지못한 숫보기여서
그 아가씨들이 숳한 양구읍내 어느 술집에 소속한 아가씨들이란것은
선배의 설명을 듣고나서였다
그중에 내 눈에 쏘옥들어오는 아가씨 하나가 있었다.꽤 풍만한
몸집과 흰얼굴 눈에 서글픔을 담은 아가씨.........
그렇게 잠깐 스치고 지나고는 후배맞는 행사를 마치고 행사주최측에서
모여서 행사끝나고 조금 남은 자금으로 뒷풀이로 술 한잔하기로 하였으니
찦차를 타라는것

대적선전대 선배의 찦차를 6-7명인가가 탔다
들이닥친 술집이 수성옥,술상이 차려지고 고운 한복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우리 옆에 하나 둘 앉기 시작하는데 어렵쑈! 낮에 본 그아가씨들이 아닌가

김양입니다,석양입니다,이양입니다하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앉기 시작하는데
아뿔싸! 내가 이쁘게 본 아가씨는 선배인 금중위 옆에 앉아서 얌전히
저 진양입니다하고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원래 술하고는 인연이 먼 인사가 되어서 술은 뒷전이고 자 이일을 어떻게
한다 저 아가씨와 어떻게 인연을 엮는다 하는 생각이 머리속을 꽉채우고
있는데 한순배 두순배 술자리가 깊어지고 한사람 두사람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내가 찍은 진양이 일어나 바깥을 나온다
옳거니 하고 나도 따라 나와 화장실을 갔다오는 그녀를 기다려
"아가씨 잠깐만"하고 불러 세웠다
"왜 그러세요""아가씨,오늘낮에 아가씨를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우연히 이곳으로 들리게 되었는데 오늘 좋은 인연한번 맺어 봅시다"
술집에 처음 행차한 초짜로는 파격이었는지 모르지만 어쨌건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선배에게 넘길수는 없지 않는가?

우여곡절을 겪은 연후에 나는 진이라는 그아가씨를 내파트너로
만들었다

그후 분기에 한번 있는 동기생 모임은 수성옥이 단골이 되었고
매달 10일 봉급날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수성옥이 되고 허중위는
수성옥 귀빈이 되었다
진양과 허중위와의 풋정은 어느날 둘사이를 질투하는 이양이
아무리 그래봐야 헛것이야 진양아 정신체려라는 말에 이성을 잃은 진양이
부엌칼을 들고 이양을 죽인다는 헤프닝이 벌어지는 사건이 나기전까지
이어졌다
꼭 30년세월이 잦아진 이날 그때 스물 두셋이었던 그아가씨도
쉰이 넘은 아주머니가 되었을터이고 운 좋게 그곳생활을 잘 마무리
하였다면 이젠 손주도 보았을 터이지
내 곁을 스쳤던 모든 이들이 모두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하는
간절한 바램이다(2005년 여름)
목록 글쓰기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