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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의 파도 |
글쓴이 : 로맨스그레이 조회 : 2,711 작성일 : 2011-10-21 21:26:38 |
내 인생에서 가장 을씨년스럽고 힘들었던 논산2훈련소 시절..... 1971년 가을 고향마을 처녀총각들 20여명이 새벽까지 놀다 헤어진 송별연의 쓸쓸하고 서글픈 기억들을 뒤로하고 난생처음 군용열차(왜관서 집결해 논산2훈련소로 병력을 수송하는 호송열차)에 몸을 실었었다 탑승을 알리는 호송병들의 호르라기 소리가 가슴을 쳐대는 플랫홈에는 박박머리 가슴에 머리 묻고 눈물 쏟는 열아홉순정도 있었고 수줍어 차마 연인의 품에 안기진 못하고 떠나는 열차 차창에다 한사코 손흔드는 순박한 처녀도 있었지만 로맨스그레이는 혼자 쓸쓸히 슬금 슬금 홈을 벗어나는 열차 차창에 기대어 젊은 연인들의 서러운 이별장면을 부러워 했었다 입고간 옷을 발가벗기고 나누어 준 뻣뻣한 흰 무명팬티와 군복 담요몇장 20대초반의 사내들만 모아논 내무반 침상에 도열하여 일석점호를 마치고 껄끄럽고 냄새나는 담요에 고단한 육신을 들이 밀었던 그 을씨년스럽고 당혹스럽던 기억은 35년을 넘긴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된다 그로해서 시작된 훈련이 사격술예비훈련에 무르팍과 팔꿈치가 벗어지고 난생 처음 손에 들고 화약냄새 메케한 사격장에서 귀가 멍멍한 굉음속에 기압받으며 쏘았던 M-1소총의 개머리판이 주는 충격은 어깨만 얼얼하게 한 것이 아니고 정신도 빼 놓았고 처음엔 냄새나서 몇숫가락만 먹고 잔반통에 버렸던 훈련소 음식이 배가 고파서 잔반 버리는 드럼통에 떨어져 있는 개먹이나 했음직한 음식에 자꾸만 눈길이 갔었던 그 시절 하루 훈련에 지칠대로 지친 고단한 몸을 침상에 누이고 잠을 청할 무렵 돌아온 삼각지 주인공 배호씨 죽음을 알리는 아나운서의 멘트는 충격이었고 그 순간은 훈련의 고달픔도 잊고 아까운 가수의 요절을 마음 아파했고 군대간다고 송별연을 열었던 우리집 큰방에서 고향 가시네와 머슴아들이 숳하게 불렀던 안개낀 장충단공원 두메산골,그리고 내가 즐겨 불렀던 파도가 겹쳐져 귀전에 남실거리게 한 노래들을 불렀던 가수 배호....... 나훈아,남진을 당시엔 더 좋아하였지만 지금 나훈아 남진씨의 곡들은 한두번 들으면 식상하는데 배호씨의 노래들은 아무리 듣고 또 들어도 새로운 맛을 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름 : 배호 본명 : 배신웅 생년월일 : 1941년 4월 24일(38년생이란 설이 유력함) 사망 : 1971년 11월 학력 : 삼성중학교 데뷔 : 굿바이(두메산골이란 설도 있음) 수상 : 1967 MBC 10대 가수상 서른 한살을 꼭 채우지 못하고 초가을 숳하게 남긴 자신의 비,이별등 노래말처럼 우리곁을 떠난 가수 배호 1961년 김광빈씨작곡의 굿바이를 데뷔곡으로하여 누가 울어,안개속에 가버린 사랑등을 발표하였지만 정작 공전의 히트곡은 훨씬 뒤에 발표한 [돌아가는 삼각지] 이 곡으로 하여 톱스타의 반열에 들었고 돌아가는 삼각지는 2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불멸의 히트곡이 되었다 짧은 생애지만 그가 남긴곡 300여곡 그중 히트곡만도 50여곡이라는 대가수로 혹자는 100년에 한명 나올 가수라고 평을 하기도 한다 트롯가수지만 누구보다도 번안곡을 많이 불렀고 그가 부른 번안곡들은 거개가 대중의 사랑을 받았고 추억의 백마강,타향살이, 황성옛터등 옛가요를 리바이벌한 곡들도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곡들이며 그 곡들이 이 음반 배호 스테레오 힛트앨범3집에 수록되어 있다 요절한 가수 대개가 자신의 요절을 알리는 쓸쓸하고 우울한 그리고 죽음을 연상케한 노래들을 많이 불렀는데 우리 세대가 기억하는 차중락,김정호,김현식,김광석등 요절가수중에서도 가장 먼저 우리 곁을 떠난 그 그러나 그가 남긴 히트곡들은 지금 이 시간도 전국에 원조 일본보다 몇배나 더 많이 산재해 있다는 노래방에서 아니면 오디오애호가의 턴테이블위에서 불려지고 지나간 그날들의 추억을 뿌리며 빙글 빙글 돌아가고 있겠지?(2006년 이른봄 실용오디오에 남긴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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