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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 다리 |
글쓴이 : 로맨스그레이 조회 : 2,134 작성일 : 2011-10-28 01:33:14 |
![]() (Size:61965 Width:449 Height:453) <복사꽃 능금꽃이 피는 내고향 만나면 즐거웁던 외나무 다리 그리운 내사랑아 지금은 어디 새파란 가슴속에 간직한 꿈은 못잊을 새월속에 날려 보내리> 맑고 멜랑꼬리한 최무룡씨의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이 노래는 한때 나의 18번이기도 했다 어쩌다 1년에 한번도 가지 않는 고향의 친구들이나 만나면 가는 노래방에 내 애창곡 그러나 지금은 최갑석씨의 고향에 찾아와도로 바뀌었다,노래를 썩 잘 부르지 못하는 내 실력에 외나무다리론 노래방분위기를 띄우지 못하니까 그러나 최갑석씨의 고향에 찾아와도는 내 스타일에 맞다 점수도 나오고 제법 감정이 실리니...... 각설하고 외나무다리 국민학교 4학년쯤이나 되었을까? 60년대 그때 시골 우리고향에는 상설극장은 없고 천막으로 둘러치고 흰 천을 드리우고 상영하는 가설극장이 상영무대였는데 그도 한달에 한번 어쩌면 두달에 한번정도 가슴 설레는 배우들의 얼굴이 그림처럼 정감넘치는 포스타가 흙담에 붙으면 내 가슴은 콩콩뛰었다,열번에 한번도 구경을 못가는 형편이었지만 그 포스타가 나붙고 당일날 A4지 절반쯤 되는 신문지에 조악한 인쇄물로 된 삐라가 살포되고 "눈물없이 볼수없는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어쩌고 라는 찦차 꽁무니에 달린 확성기에서 카랑 카랑한 소리를 들은날 밤 빈손으로 가설극장 주변을 맴돌지만 나를 포장안으로 데려다주는 천사는 없고 안절 부절하다가 결국은 극장 포장주위를 맴돌다가 포장안쪽에서 어른 어른 하는 그림자만 아쉽게 들여다보고 확성기를 통하여 들리는 총소리,고함소리 울음소리등등에 애간장만 녹이다가 끝날때쯤 슬적 들어가도 뭐라않을때 꼬리만 잠깐식 보다만 활동사진 지금 생각하면 참 가난한 설음, 그렇다고 돈이 없어서 영화를 못보니 나는 불행하다는둥 하는 그런 감정은 없었다,영화 못보는 자체가 안달이 나고 어쩌다 상영당일 날씨가 꾸무럭 꾸무럭 하다가 비라도 뿌리는 날은 괜히 심사가 틀어져 심드렁한 그런 기억들 그런 사연으로하여 지금도 비가 싫다 외나무다리는 나보다 나이가 두살위인 옆집에 사는 형이 보고 이야기를 하여주었는데 이야기로 들은 내용인데도 사랑하는 여인(김지미)을 동네 건달(허장강)이 겁간하여 사랑이 깨지자 그것으로 하여 실성을 한 주인공(최무룡)을 그 어머니(황정순)가 업고 외나무다리를 건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얼마나 짠하였던지 그 토막난 기억들이 지금도 선명하다 주인공 최무룡씨는 강효실씨와 결혼을 하여 사이에 지금은 훌륭한 배우로 성장한 최민수씨가 태어났고 강효실씨의 부모님도 그당시 대배우 전옥과 1930년대 날렸던 가수 강홍식씨였다 일가가 모두 연예인가족 강홍식씨는 해방후 귀향하여 평양국립영화촬영소장을 역임하였다고도 한다 그후 최무룡씨는 당대 최고미인으로 손꼽혔던 김지미씨와 염문을 뿌리다가 결혼,그리고 영화제작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닥치자 "사랑하기 때문에 지미와 헤어진다"는 당시 유행어를 남기고 이혼을 한다. 국회의원이 되어 의정활동을 하기도 하다 년전에 작고하신 분 신성일씨 등장이전 60년대 여인들의 흠모를 가장 많이 받았던 배우가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한 내겐 최무룡씨가 남긴 숳한 노래들로하여 배우로서보다 가수로서 더 많이 좋아했던 연예인이기도 하고 지금이야 만능엔터테이너가 흔하고 자기 전문분야에 알파를 더해야만 인기를 누릴수 있는 세태지만 당시만 해도 배우가 노래를 부른다는 일은 거의 없었고 목소리도 성우들이 더빙할 정도로 자기 목소리로 녹음하는 이들이 없는 그런 시대에 노래,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하는등 훌륭한 연예인이 최무룡씨였던걸로 생각이 된다 그리고 당시 김지미씨에 대한 일화 하나로 김지미씨를 실제로 대하면 세번을 놀란다는 말이 있었다 첫째,너무 예쁘서 놀라고 둘째,목소리가 너무 탁해서 놀라고 셋째,키카 너무 작아서 놀란다는 40여년이라는 세월은이 영화 외나무다리에 배역들중 최무룡씨는 영면에 들었고 당대 최고 악역배우라고 연기력을 인정 받았던 허장강씨도 오래전에 세상을 떴다 동양최고미인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김지미씨도 할머니로 변하여 버린 그런 긴 세월이 잦아졌고 가설극장 모퉁이에서 영화를 못봐 발을 동동 굴렀던 더벅머리도 60을 가까이 바라보는 황혼의 모퉁이에서 헛헛한 가슴으로 주인공은 가버렸지만 남아있는 노래로 옛날을 돌아본다 어여쁜 눈섭달이 뜨는 내고향 둘이서 속삭이던~~ 청년 최무룡씨의 싱싱한 목소리가 60년대 시골 고향으로 나를 데려다 놓는다.(2006년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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