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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隨想
글쓴이 : 로맨스그레이     조회 : 1,742     작성일 : 2011-11-01 23:06:04
오디오 열병을 심하게 앓던 그때 발간되던 오디오 잡지중 하이파이저널이란 잡지를
가장 좋아하였는데 우선 책의 두께가 두툼하여서 였다
단편보다 장편소설을 더 좋아한 내 성격탓이여서인지 모르지만...


하이파이저널에 오디오에 얽힌 애환을 글로 소개한 많은분들중에 내가 가장 좋아한 사람
권병조 선생
연배나 오디오 연조가 나와 비슷할거라 생각이된다
나이를 밝힌적은 없지만 글속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이나 환경이 도시와 시골
농사꾼의 아들과 교육자의 아들 그리고 나보다 훨씬 잘생긴 귀공자풍의
모습을 하지 않았나 하는 점을 제외하고는......

오디오 이력
좋아하는 스피커
알텍을 좋아한댄다

알텍, 미국을 대표하는 스피커(제비알을 좋아하는 분들이 훨씬 더 많겠지만)
그 반대편에 선 스피커가 탄노이
모국을 떠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민족성을
닮아서인지 시원 시원하고 호방하고 직선적이다

스피커 외모만큼이나 성향이 특이하여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린다
오죽하면 알텍당이란 오디오 용어가 생길정도로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스피커
알텍 이야기를 할려고 하는게 아니니까 각설하고

글쓰는 풍모가 내가 청소년기 가장 좋아하였던
雅人 金來成씨를 많이 닮아있다

추운 겨울날 연인과 코우트 주머니속에 맞잡은 손을 넣고 군밤봉지속에
군밤을 한알씩 꺼내어먹는 장면
(나도 이 장면이 멋져 보여서 한때 좋아했던 여인과 연출한 적이있지만)
배시시 라는 형용사가 글중에 나타나는것을 보면
선생도 필시 김내성씨를 좋아하였으리라 짐작된다

여성편력(나쁜 편에서가 아닌;지면에 소개될 정도니)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들추고 싶으면 낙도유한을 일독하시라
신혼에 우연히 만난 아가씨와의 로맨스가 그리우면 올림푸스의 여신을.....

하이앤드와 빈티지에 대한 명쾌한 정의
알니코와 페라이트스피커에 대한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 지는 평가
진공관과 솔리드 스테이트앰프에 대한 딱 부러지는 해석

오디오와 음악전반을 꿰뚫고있는 해박한 지식
두리뭉실하지 않고 뜬구름잡는식이 아닌 명료한 해석과 선뜻
그림그릴수 있는 기기평
날카로우면서도 모나지 않은 필력 이런점들이 아주 좋다

오디오 여정가운데
등장하는 이인과의 만남은 드라마틱하고 거의 허구에 가까운
과연 이런 만남이 이뤄질수있을까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질만큼
6V6이란 진공관 앰프와의 조우를 그려내는 성중괴로와의
꿈과 같은 인연

선생의 글을 읽다보면 마치 잘 쓰여진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이된다
때로는 애잔한 첫사랑과의 이별이 내 첫사랑을 더듬게 되고
이루지 못할 로맨스에 안개속에 떠나 보내는 여인은
잘 만든 영화속의 한장면을 연상케하는

오디오에 대한 사랑과 집착
선택한 오디오를 최선의 소리를 찾기위해 쏟는 그 엄청난 땀과 정열
그리고 스피커 하나에다 20년-30년 사랑을 쏟는 외곬수

이런점들이 좋다

우연히 하이파이 저널 홈페이지가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다가 만난 권병조 콜렉션 1994-95년도에 쓰여진
다섯편인가 자전적 에쎄이속에서 그날의 나를 찾으면서
또 한번 추억속에 빠져본다

오디오꾼들이면 다 한번씩 읽은 글들이겠지만 접하지 못한분들은
하이파이저널 권병조 콜렉션을 열어보시길
오디오 열병을 심하게 앓고 있는 분이면 한줄기 빛을 만날지도......

선생의 오디오 十訓

하나;신비의 세계는 건드리지 마라
하나;오디오는 손으로 하라
하나;엑세서리는 많을수록 좋다
하나;기기교환은 필수적이다
하나;중고품을 애호하라
하나;빈티지는 피하라
하나;선명도 보다는 분위기를 중시하라
하나;자작은 훌륭한 취미이다
하나;지나친 욕심은 자제하라
하나;다른 취미를 경계하라
*****자세한 해설은 하이파이 저널24호 창간5주년 기념 에세이에*****
오디오 입문자나 자칭 고수도 가슴에 새겨야 할 금과옥조

(2006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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