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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에 빠지다
글쓴이 : 로맨스그레이     조회 : 1,004     작성일 : 2017-04-08 11:57:06
재생기기로 음악을 접한게 50-60년대 우리가요여서인지 나는 오디오생활에서 중고역쪽에 거의 편집광적으로 편향되어 있었다.

오디오매니아였던 중장년때에도 거의 가요를 많이 들었고
국산 면세품으로 일관하던 내 오디오라이프에 어큐페이스 E-303인티엠프가
자리하면서 가요 80% 팝20%정도가 내 턴테이블에 올려졌고
그런후 한참 지난 40중반에 군인아파트 내 바로 윗층에 살았던
후배가 들어보라고 건네준 안느 소피 무터의 베토벤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서부터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하였으니 한쪽에 기울면
바로 세우기가 힘든 지독한 편집광적인 면이 내게 있었던가 보았다

굳이 오디오뿐아니라 취미생활 전반과 삶에서도 그런 성향은
다분히 작용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오디오 바꿈질을 자주 하지않는 편이고
누가 좋다고 하는쪽에 부화뇌동하지않으며 내 주관이
확고한 탓에 오디오 열병을 심하게 앓았던 시절에도
오디오로 인한 출혈은 크지않앗다
기기 바꾸는 사이클이 3년에서 5년정도였으니까
기기 하나가 들어오면 그 기기가 내어줄수있는 최선의
소리를 찾아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자작이 아닌 메이커 제품들은 오디오매니아가
음질 개선을 위해 손댈 부분이 적어서 음질 향상을
위하여 투자할 수 있는 노력은 음의 입구와 케이블쪽에
한정되어 있는 터여서 나는 일단 스피커나 앰프가
세팅이 되면 카드리지와 케이블로 마음에 드는 소리가
나올때까지 열과 성을 다했다

내가 오디오생활을 마칠때 기기가
스피커는 KEF의 105.3 프리앰프가 오디오리서치 SP9MK2
파워앰프가 애드컴565모노 모노 턴테이블은 ADC+톤암
SME3010이었다
거의 90% LP로 음악을 들은 터여서
CDP는 인켈이 들어왔다가 애드컴으로 딱 한번
바뀐뒤로는 다시는 바뀌지않았었다

스피커는 91년도 초여름 들어온뒤로 97년도까지
사용을 했으며 프리 파워도 4-5년을 동거하다
오디오매니아생활을 접는 날까지 IMF라는 전대미문의
폭풍에 사업체가 날아가버려 새로 시작한 사업이
중고오디오가게여서 그 가게에 진열되었다가
새주인을 맞을 정도였으니 내게 한번 들어온 기기는
그 기기가 가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때까지
나의 사랑을 받았고 워낙 물건을 아끼고 사랑하며
소중하게 다루는 탓에 내가 5-6년을 사용한 기기보다
다른이들이 2-3년 사용한 기기가 훨씬 더 상태가
안좋은 것을 가게를 하면서 많이 보아왔다.

내 기기는 5년 아니라 10년이 가도
원래의 그 모습을 유지한다 스크래치 하나 없고
스피커는 수시로 가구 왁스로 딱아서 번쩍 번쩍 광이
난다.
궂이 기기뿐아니라 음반,책,등 내 소유가 되었던
물건 모두가 10년이 지나도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
하였다.

군생활하면서 이사를 워낙 자주 하는 탓에
(군생활 20년에 이사를 11번 하였다) 오디오 박스는
절대 버리지않고 보관을 하였다가 이사할때 원박스에
포장하여 옮기고 포장을 꼼꼼히하여 그 많은 이사를
하면서도 기기에 상처 하나 나지않을 정도로 잘 관리가
되었었다.

각설하고
그러다가 삶이 곤고하여 지며
좋은 오디오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10년 가까이를 풀레인지를 끼고 살았다.

어느때는 통에 넣지도 않고 알맹이로만 들었었는데
통에 들어가지않았는데도 좋은 풀레인지는 통소리가 배제된
맑고 청아한 소리로 잘도 울어주었는데
실용오디오에 한창 글을 올리던때 나를 형님으로
부르던 일산에 지인이 인클로져를 만들어 그통을
수원에 있던 다른 지인이 싣고 가족과 같이 나를
방문하여 놀다가 올라간적도 있다.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난 오늘까지 나는 풀레인지로
음악을 들었다
나를 거쳐간 유럽 영국쪽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대부분 독일기기 풀레인지를 30종이상 사용하다가
10년쯤 전에 구한 RCA 6.5인치 풀레인지 이베이에서
10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구한 그 풀레인지는
필드처럼 뒤에 이상한것을 달고 있어서 이것이 그냥
소리가 날까하고 조심스럽게 앰프에 바로 연결을 하였는데
의외로 그 소리가 훌륭하여 195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을법한
그 풀레인지는 제 몸값의 세배를 넘는 통속에 들어앉는 호사를
누리며 십년 가까이 다른 어떤 스피커도 넘보지 못하는
나의 사랑을 받았다

요는 그 못생긴 RCA스피커가 30개가 넘는 돈좀하는
독일 풀레인지보다 훌륭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던중 5년전쯤인가 조용필씨 바운스 순회공연을
할때 조용필씨 팬인 집사람이 우리 형편에 거금인 30만원을
들여 공연티켓을 구하여 처음으로 공연장에서 음을 들었는데
그때의 가슴을 때리는 저음을 들으면서 내 마음속에는
저 저역을 우리집에 들일 수 없을까하는 생각으로 꽉찼었다.

그러다가 한동안 잊고 있다가 어쩌다 좋은
저역을 접하면 나도 좀 괜찮은 스피커로 중고역이 아닌
저역도 좋은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소리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한달전인가 소리전자를 우연히 들어갔는데
12인치 영국제 인클로져를 4만원에 내논것을 봤는데
바로 판매가 되어 아!아깝다하고 있는데 이번엔
15인치 미국통을 9만원에 냈는데 바로 판매가 되어서
아 저통이면 나는 50만원도 쾌척하겠는데 하며 혹시
하고 인클로져를 내논분에게 전화를 하니 고령에 사는 분이라고하여
혹시 인클로져 더 가진게 없느냐고 물어보니 50만원이
넘는 탄노이 오리지널이 있다고하여 내가 사겠다고하고
바로 출발을 하려고 신발을 신는데 울산분이 그분이 가진
앰프랑 인클로져를 모두 사겠다고하니 오지 말라고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주저앉고 말았는데
계속 인클로져 생각이 나서 소리전자 장터를 기웃거리니
자작한 인클로져가 괜찮은게 나와서 연락을 하니
나와 30분가량 상거한곳이 공방이라고하여 다음날
바로 그곳을 찾았는데 나와 거의 동년배의 사장님이
안내한 가게에는 만들고 있는중인 인클로져와 다양한 모양의
자작 스피커가 여러조 들어앉아 있었는데
통을 보려고 들린 그가게 사장님이 들려준 소리는
아!하는 감탄이 터지는 내가 찾는 바로 그 소리였다.

8인치가 안되는 작은 유닛도 있었고 15인치가 넘는
대형기도 있었지만 그 모든 스피커가 모두 당당하게
자신의 소리를 뽐내고 있는데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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